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
誰喚幽人碧溪畔[수환유인벾계반] : 숨어 사는이 누가 불러 푸른 시내 가에서
一尊留與賞風煙[일준류여상풍연] : 한잔 술로 함께 머물며 안개와 바람 즐기네.
晦齋集[회재집] 晦齋集卷之二[휘재집2권]律詩[율시]絶句[절구]
在天願作比翼鳥 재천원작비익조 하늘을 나는 새가 되면 비익조가 되고
在地願爲連理枝 재지원위연리지 땅에 나무로 나면 연리지가 되자고
天長地久有時盡 천장지구유시진 천지 영원하다 해도 다할 때가 있겠지만
此恨綿綿無絶期 차한면면무절기 이 슬픈 사랑의 한 끊일 때가 없으리.
낙천(백거이)이 지은 영로시에 답하다(酬樂天詠老見示수낙천영로견시) _ 유우석
人誰不顧老(인수불고로) 누군들 늙는 것을 꺼리지 않으랴,
老去有誰憐(노거유수련) 늙으면 누가 불쌍하게 여겨주랴.
身瘦帶頻減(신수대빈감) 몸은 야위어 허리띠 줄어들고
髮稀冠自偏(발희관자편) 머리숱 적어져 갓은 절로 삐딱하네.
廢書緣惜安(폐서연석안) 책 읽기 그만둔 건 눈이 시원찮아서요
多炙爲隨年(다자위수년) 자주 뜸을 뜨는 건 병치레 잦기 때문이라오.
經事還諳事(경사환암사) 인생경험 풍부하니 사리에 능통하고
閱人如閱川(열인여열천) 산천을 훤히 알 듯 사람을 꿰뚫어본다오.
細思皆幸矣(세사개행의) 가만히 생각하니 모든 것이 다행스러워,
下此便翛然(하차편소연) 금세 걱정 사라지고 유유자적하노라.
莫道桑榆晩(막도상유만) 저무는 황혼인생이라 말하지 마오,
爲霞尚滿天(위하상만천) 붉은 노을 되어 하늘 가득 물들였으니.
☞ 삼김三金의 마지막 생존자 김종필 씨도 그런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는데, 아마 유우석의 이 구절 “莫道桑榆晩(막도상유
만), 爲霞尚滿天(위하상만천)”에서 영향 받은 것 같습니다. 황혼이 하늘을 벌겋게 물들여 장관을 연출하듯, 인생은 노경老境에
야말로 삶의 장관을 연출할 수 있다는 거죠. 이런 노후, 정말 멋지고 아름답지 않습니까?